앞으로 종이교과서가 없어진다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내년 2025년부터 초등 3, 4학년, 중등 1학년, 고등1학년을 대상으로 태블릿 PC를 통해 수업을 듣는 디지털교과서를 시범 도입한다고 합니다. 앞으로 27년까지 전 학년 도입 예정이라고 하네요. 학교 다닐 때 종이교과서로 공부한 세대라 그런가 없어진다고 하니 아쉬움도 있네요. 지금 디지털교과서로 바뀌려고 하는 상황에서 어떤 점이 이슈가 되고 있는지, 어떻게 바뀌게 될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목차
디지털 교과서란
디지털 교과서는 기존 교과서의 학습 콘텐츠에 AI 기반의 코스웨어(Courseware, 교과과정 프로그램)를 적용한 신개념 교과서입니다. 과목에 따라서 메타버스, 음성인식, 필기인식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할 수 있고,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및 분석해 교사들이 수업에 활용하도록 합니다. 교육부는 수학, 영어, 정보 교과에 디지털 교과서를 우선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돼도 당장 종이 교과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부는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3년간 디지털 교과서와 종이 교과서를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2-28년 이후에는 디지털 교과서로 전면 전환도 검토한다고 합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해야 하지만 준비가 안 된 경우 종이 교과서도 쓸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디지털 교과서의 특징
디지털 교과서는 디지털 기기로 교실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학생 수준별 맞춤 수업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수학에서는 AI 튜터(보조교사)가 모르는 개념을 설명하고, 문제 풀이 과정을 돕는 등 개별 학생 수준에 맞춰 가르치고, 영어는 AI 음성인식을 활용해 듣기와 말하기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2025년부터 초, 중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교육이 필수화되면서 정보 교과에서는 디지털 교과서로 코딩을 체험하거나 실습할 수 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하면 학생이 직접 코딩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AI가 시연하는 것을 볼 수 있다"라고 합니다.
● 해외에서의 디지털 교과서의 예
영국의 '써드 스페이스 러닝(Third Space Learning)'이 대표적입니다. 써드 스페이스 러닝은 교사가 강의하는 동안 Ai튜터가 학생의 학습 진도를 실시간으로 점검해 교사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영국 1200여개 초등학교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일정 시간 동안 답변하기 않거나 수업을 버거워하는 경우 AI가 이를 인지해 교사에게 전달하고, 교사는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수업의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한 과제
● 1인당 디지털 기기 0.28대뿐... "1인 1기기 보급할 것"
모든 학생이 디지털 교과서로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디지털 교과서가 충분한 기기를 확보할 수 있느냐는 건인데, 교육부에 따르면 2022년 3월 기준, 학생 1인당 스마트 기기 수는 0.28대로 전국에 151만여 대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교육부는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는 2025년 3월까지 '1인 1 디바이스'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보급책임은 시도교육청으로 넘겼습니다. 교육부는 "교육청마다 디바이스 보급사업을 추진 중이므로 보급률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습니다.
● 교사 역량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
교육부는 디지털 기술의 전문성과 의지를 갖춘 선도교사단(T.O.U.C.H 교사단)을 선발해 집중적으로 양성하기로 했습니다. 선도교사단이 방학 중에 집중 연수를 받도록 해 전문성을 높이고 이들이 동료 교사들을 가르친다는 계획입니다. 교육부는 "2024년까지 AI 디지털 교과서 적용 대상 교원의 40%, 2026년까지 100% 연수를 완료할 계획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교육부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중요한 초저출산 시대에 에듀테크를 활용하여 교육 격차를 완화하고 모두를 인재로 키우는 맞춤교육을 실현하겠다"며 추진 배경을 밝혔지만, 공교육까지도 디지털 기기 의존이 커지는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는 부정적인 견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어느 한 학부모는 "가뜩 태블릭 PC로 게임하고 유튜브 하는데, 학교에서까지 (도입되나)"라며 집에 부모 없는 어린 아이들은 (태블릿 PC에) 중독되기 딱이다"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고, 또 다른 사람은 "오후에 눈이 아파 태블릿 PC 못본기도 한다"며 시력저하까지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국회 국민동의청원까지도 올라왔는데요, '교육부의 2025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유보에 관한 청원'이란 제목으로 지난 5월 28일에 게시되었습니다. 그 청원은 1달 정도 이후에 4만 4천 명 이상을 동의를 했습니다.
교원단체에서도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된다"며 "디지털 교과서의 베타 버전이라도 개발이 된 상태에서 교사가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습니다.
● 국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선택과 의견이 상반됨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도구가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손상한다는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있다"라고 주장했고, 반면 호주 모나쉬 대학 닐 셀윈 교육학 교수는 "기술은 교육을 구성하는 아주 복잡한 구조 중 일부분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한 국가들의 선택도 갈리고 있습니다. 폴란드에서는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겠단 목표로 지난해 9월부터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반면에 선구적으로 AI 교과서를 도입했던 스웨덴은 학생들의 문해력과 사고력이 이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자 정책을 철회하고 종이 교과서 재도입 방침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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